드디어 출발합니다
출발하기 전에 잠을 푹 자야 했는데....
고산병에 물이 좋다는 말에 물을 너무 먹어서 화장실 왔다갔다 하느라 거의 잠을 못잤습니다
화장실 가면서 산장 주변을 보니 오바이트한 흔적들이 엄청 많더군요
고산지대라 머리아프로 속이 계속 안좋다고 하는데,다행히 저는 머리만 아파서 밥은 엄청 잘먹었습니다
고산지대에 오면 밥도 잘 못먹는다고 하던데....ㅎㅎ
아무튼 드디어 결전의 시간입니다
출발하려고 보니 이젠 좀 낮익은 얼굴도 좀 보입니다
스위스에서 온 아가씨는 거의 죽을상이더군요 ㅎ
하지만 저도 금방 죽을상이 되었습니다....
사실 올라가기전에 머리 좀 아픈거 빼고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아버지 배낭도 힘드시면 제가 들어드린다고 했는데...
반정도까진 괜찮았는데,한스마이어 동굴 도착하기 조금 전부터 컨디션이 이상합니다
어느순간부터 갑자기 잠이 쏟아지고 배가 고파지기 시작합니다
잠이야 어쩔수 없지만 배고픈건 간식 챙겨온거 먹여야지,하고 쵸코바를 물었는데....
도저히 넘어가지 않습니다
정신을 아무리 차리려고 해도 의식이 흐려지고,자꾸 발이 풀립니다
중간엔 거의 몇걸음 가다쉬고 몇걸음 가다가 쉬고.....하다가
길만스가 보입니다
여기까지만 와야겠다,했는데
여기서부터 우흐르피크까진 코스가 쉽다는말에 용기를 내서 조금씩 걷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중간중간 기억이 없습니다
엥?
하지만 그때 제 정신으로는 이 상황이 이상한걸 인지를 못하고 계속 졸면서 걷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길만스 - 우후르피크 가다가,
사실 이때 기억이 반정도는 없어서 진짜 환상속에서 본거같은 그런 느낌으로 남아있습니다
그와중에 아버지 한방
진짜....아...아버지한테 까불지 말아야겠단 생각이ㅋㅋㅋㅋ자꾸 드네요
정말 대단하신거같습니다
제가 아버지 챙긴답시고 출발한 여행인데 아버지 없었으면 제가 포기했을겁니다
해뜨는것도 봄!
만년설과,운해,그리고 아버지
정신없는 와중에 기념사진 ㅋ
참고로 이 사진 찍을때 기억이 없어서 설명을 못하겠네요
기억이 반쯤 날아감 ㅋㅋㅋ
의미없는자세..흑흑
암튼 몇장 찍다가 얼마 안남은 우후르피크를 향해,저의 10걸음도 못걷고 쉬고 했습니다
다리가 아프고 힘들다기보단
진짜 엄청난 무기력증?이라고 해야하나요
걷고싶은데,그냥 계속 힘빠지고,아아...
결국 우후르피크를 정벅!!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페앙기인 특제 펭귄모자를 쓰고 기념사진입니다
저거 챙겨갈때 아버지가 엄청 한심하다는듯한듯이 보셨는데,
막상 쓰니깐 좋아하시더군요 ㅎㅎ
근데....
저걸 언제부터 썼는지도 기억이....;;
아버지랑,나중엔 나때문에 저랑 아버지만 거의 전담하듯이 따라와준 어시스트가이드 친구
저도 둘이서 한장 찍고싶었는데 아버지가.....흑흑
독사진도 한방,여기가 바로 5896미터,킬리만자로 정상입니다
비행기 타고 보면 구름위로 보이는 봉우리인데,그곳에 제가 서는날이 있을줄이야
그리고 여기서부터....
매인 가이드인 실바노가 저의 상태를 보고 빨리 내려가라고 다그칩니다
저는 힘들어서 쉬었다 간다고 버티고
실바노는 빨리 내려가라고 하고....
바로 제가 고산병 증상이였던겁니다.....흑흑
그걸 모르고;;;
내려가면서 한방
그래서 가이드한테 그럼 빨리 내려갈테니 내려가면서 사진좀 찍어달라고 그와중에 부탁을ㅋㅋㅋ(기억은 안납니다만 나중에 예기해주더군요 미친X인줄 알았다고 ㅋㅋ)
아....사실 위에서 여유있게 사진도 찍고 감성좀 비싸게 팔고 냐려오고 싶었는데,
제 몸상태가 좀 위험한 상황이라 당장 내려가야 한다더군요
내 평생에 이곳을 다시 오를일이 있을까?
마지막으로 스텔라포인트와 길만스 포인트 입니다
사실 올라가는 많이 기억나는데,우흐르피크에서 길만스까지 올때는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
길만스에서 부터 내려오면서 고도가 낮아지니깐 몸이 점점 나아지더군요
키보에 거의 도착하니 정신이 돌아와서,음료수마시고 잠깐 쉬었다가 오늘의 숙박지인 호롬보로 이동했습니다
아버지는 몸이 안좋아지셔서 먼저 하산하시고~
서킷?음?
달리기용 이라네요
농담인지 진담인지
이높이에 서킷이라니;;ㄷㄷㄷ
혼자 천천히 내려가면서 왕구,라는 친구랑 예기를 많이 했는데,
원래 이름은 룰루인데 자꾸 호롬보 거의 다왔다고 해서 현지어로 왕구가 뻥쟁이 약간 이런 느낌이라길래
그럼 넌 왕구야~라고 별명을 붙였는데.....
사실 중간에 진짜 이 이야기가 웃긴 포인트가 있는데 살짝 19금 대화도 있어서......흑흑
암튼 흑인에 대한 편견을 깰수있는 대화였습니다
저는 흑인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하면 왕구가 설명해주고,
왕구도 한국인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 하면 제가 또 설명해주고~
사실 제가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했는데....
손짓발짓 섞어가면서 하니깐 대충은 뜻이 통하더라구요
암튼 그렇게 호롬보로 내려옵니다